제법 쌀쌀해진 월요일 아침이다.
10월 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더 추워도 이상하지 않을 테지만..
남편과 함께 나서는 론이에게 몇 겹의 옷을 건네었더라.
정작 남편의 복장엔 신경 쓰지 못한 것이 생각난다.
(잘.. 챙겨 입고 갔겠지..?!)
첫 번째 출근&등교조를 보내고 나니 최종 보스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.
두 번째 등원조 솔이..
어째 출근 및 등교하는 분들보다 월요병이 더 심하시다.
눈을 뜨자마자 엄마와 함께 하루를 보내고 싶다고 하는데 칼같이 안된다는 엄마의 말에
벌렁 드러누워 온갖 짜증을 다 냈다.
출근 전 남편이 "그래, 어린이집 가기 싫지? 그 마음 이해해"하며 기분을 살짝 달래준걸
나는 또 무참히 헝크러트려버린다.
"가기 싫다고 안 가고 그러는 곳이 아니야!"
몇 분의 실랑이 끝에 아이는 결국
"그럼 오늘 일찍 데리러 와줘.."라고 한다.
나는 빠르고 친절하게 "그래, 오늘 누나 피아노 데려다주고 바로 데리러 갈게" 대답한다.
그때가 점심 먹고 난 후인지 간식 먹고 난 후인지를 재차 확인하더니
결국엔 받아들이고 아침을 먹었다.
학교 들어가기 전 하루 정도는 온전히 시간을 내서
솔이와 추억을 만들 계획이 있긴 하다.
하지만 너무 빨리 언급해 줬는지.. 벌써 몇 달을 실랑이하는지 모르겠다.
하루 추억 쌓기를 계획 한 나는..
그래도 이왕이면 재밌는 영화를 보거나 무언가를 함께 하고 싶어서 때를 기다리는데
아이는 다 필요 없단다. 무조건 엄마랑 집에서 있는 게 제일 좋다며..
사실 아이는 "온.전.히.엄.마.와.함.께"를 원하는 것 같다.
나 혼자서만 그 위에 무언가를 얹고 싶어하는게 아닐까.
11월엔 정말 약속을 실천해 봐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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